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_먹고

the수제비 티비에 왜 나온 걸까

하도 남양주 이곳 저곳 다녀서 가끔은 내가 중랑구 시민인 것도 까먹는다. 우리 집 위치가 남양주로 나가기 정말 좋은 위치라 그런 것도 있다.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 이었다. 너무 추워서 손 발이 다 얼어붙으니 따뜻한 국물 있는 음식이 먹고 싶었다. 생각없이 풍경 따라 운전해서 가다보니 조안면까지 와버렸다. 꽁꽁 얼어붙어 새하얗게 변한 강을 구경하려고 강 근처로 차를 돌렸다. 어라? 수제비 집 발견.

the수제비. 현수막에 'TV 맛있는녀석들' 나온 집. 이렇게 적혀 있었다. 수제비가 얼마나 맛있길래 방송까지 타나 싶어서 주저없이 들어갔다. 주차할 때 부터 기분이 쎄.. 했다. 수제비가 싸던 비싸던 돈 내고 먹는건데.. 이왕 먹는거 진짜 허름해도 맛있는 곳 가서 먹고 싶었다. ㅠ_ㅠ 일단 방송 탄 집이라고 하니까 들어갔다.

일반 수제비 집과 다를 바 없는 반찬. 열무김치와 배추김치. 열무는 쓴 맛, 배추김치는 단 맛이다. 고추양념은 매운거 못 먹으니 PASS. 방송을 보면 수제비 맛있게 먹는 방법 3가지를 추천해준다. 1. 공기밥 시켜서 열무넣고 비빔밥 해먹고 수제비도 같이 떠먹는 것 2. 수제비에 부추 넣어 먹기 3. 수제비에 치즈 얹어 먹기. 여기서 궁금증! 왜 직원들은 아무도 이렇게 먹는 방법이 있다~ 라는 것을 손님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일까;

수제비만 먹긴 뭔가 아쉬울 것 같아서 쭈꾸미볶음 中도 하나 시켜봤다. 나 빼고 다 해산물 덕후 ㅠ_ㅠ 약간 맵다길래 수제비 건져서 비벼 먹을 생각이었다. 약간 불맛도 나면서 양념도 맛있었다. 

수제비 2인분을 주문했다. 항아리에 2인분이 다 담겨서 왔다.

이렇게 담겨서 오니까 양이 많은건지 적은건지 감을 못 잡겠다. 요즘 아들둥이들 먹성이 장난 아닌데.. 좀 넉넉히 시킬걸 그랬다. 평소 좀 많이 먹는 체질이라면 넉넉히 주문하시길.  

엄마가 반죽해서 쭉쭉 찢어넣고 만들어 주던 그 수제비 맛이 맞는지 먹어봤다. 그냥 수제비다. 그냥 맑은 국물에 약간 걸죽한 수제비 국물. 밍밍한 것 같기도 하고.. 대신 반죽은 정말 부들부들해서 잘못 먹으면 그냥 꿀꺼덩 넘어갈 것 같았다.

엄마 사진 좀 찍으면 안될까? =_=?

쭈꾸미볶음도 너무 질기면 씹다 지치는데, 질기지 않아서 아들둥이들도 잘 먹었다. 두녀석 다 내 뱃속에서 나왔는데 첫째둥이는 매운것도 자꾸 먹어보려고 한다, 둘째둥이는 매운건 싫다고 쳐다보지도 않는다. (김치는 또 잘 먹음) 이 날, 쭈꾸미는 청개구리와 첫째둥이가 독차지 했다.

밍밍한 수제비와 맛있는 쭈꾸미볶음의 콜라보. (내 입맛엔 밍밍) 난 사실 쭈꾸미볶음 보다는 수제비 였는데.. 조금 아쉬웠다. 집에서 내가 막 끓인 수제비 국물이 더 맛있을 것 같기도 하고, 엄마가 끓여준 수제비가 더 맛있는 것 같다.

계산하고 나오면서 청개구리에게 물어봤다. "오빠, 여기가 왜 티비에 나온 걸까?" 모르겠다고 한다. 청개구리 입맛에도 별로였던거다. 쭈꾸미볶음 大에 밥 4공기 시켜 먹을걸 그랬다.. 티비에 나왔다고 다 맛있는 집은 아닌가 보다. 위치를 보니까 이 집 근처에 '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', '남양주종합촬영소'가 있다. 바로 옆은 왈츠와 닥터만 커피 박물관이 있다. 소화시킬 겸 둘러봐도 좋을 것 같다.

마른 빨래 치우느라 핸드폰을 이제야 봤는데 이런 문자가 와있었다. 15일 출퇴근시 대중교통 무료? 이거 실화? 도대체 미세먼지가 얼마나 심하길래 대중교통까지 무료로.. 아무튼 내일 출근길에는 꼭 마스크를 써야겠다. 다들 기관지 조심하세요~